블록체인 투자, 어른들의 시장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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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는 작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연일 비트코인 시세가 보도되고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여과 없이 공개되면서 각종 논란과 함께 했다.

작년 김치 프리미엄*까지 얹혀진 최고가일 때 보다는 비트코인은 3분의 1,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들은 10분의 1 가격으로 추락하면서 시장이 차분해졌다. 하지만 작년은 세간의 관심과는 상관없이 이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한 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대한민국으로 집중된 시기이기도 했다. 덕분에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인력들이 빠르게 유입되었다.

이들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암호화폐를 이해하고 투자하는 인구가 400만 명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기술 업계 유력인사들과 투자자들이 함께하는 수많은 밋업과 컨퍼런스가 유래없이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코인을 만들어 팔고 이를 통해 자금을 유치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ICO 프로젝트에 여전히 수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ICO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과 투자자들이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회사와 자금을 모집하고 집행하는 재단의 주소는 스위스와 몰타, 싱가포르 등 일관되게 외국이다. KPMG*와 크립토밸리* 등에 따르면, 올 1월~5월까지 전세계 ICO는 총 537건이 진행됐다. 조달 금액은 14조원(137억 달러)이다.

작년에 ICO*로 몰린 자금이 6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올해 1분기에 작년 수준을 넘어서고 있고 이 가운데 30% 정도가 한국인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투자한 프로젝트로 추정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기존의 크립토펀드를 통해 자금을 모집한 곳이나, 블록체인 관련 회사들, 그리고 일반 개인들이다. 정작 제도권 투자자들은 역사상 최대의 벤처투자 재원을 보유하고도 벙어리 냉가슴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제도권 투자자들은 정부의 정책과 법제, 그리고 규제 이슈에 민감하다. 그런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정부의 입장이 애매하다. 일단 법무부와 금융위원회는 프로젝트 소개를 적은 백서와 팀원 구성이 전부인 ICO 프로젝트에 개인들이 투자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보고 “ICO 금지”, 또는 “불허” 등의 발언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정부 스스로도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개념의 통화, 혹은 재화를 어떻게 규정할지에서부터 관리방법에 대한 정책을 논의하거나 법제화하지 않고 소극적 행정만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명시적으로 금지에 대한 정책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관계자의 입을 빌어 공개되는 부정적 표현을 통해 업계는 “사실상 금지”로 받아들인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들은 규제 이슈가 명시적으로 없거나 제도적 규제의 틀이 존재하는 곳에서 법인과 재단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제도권 투자자들은 이들과 함께 따라 나서기 어렵다.

관련 스타트업들은 해외에서 해외 자금으로 투자하면서도 거래소 등록은 국내에 하는 비자발적 글로벌 회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제도권 투자업계는 ICO 투자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수익률과 장단기적 관점의 스타트업 프로젝트의 성장만 노려볼 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수많은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고 수익률과 성장률 두 가지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시장 하나를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곤혹스럽다. 또한 그동안 투자와 회수 기간이 엄청나게 길었던 것에 비해 수익률과 투자 회수의 자율성이 높은 새로운 회수 시장(EXIT Market)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도 큰 기회 비용이다. 기존 스타트업 생태계나 소셜임팩트 산업도 마찬가지로 Small EXIT 시각에서의 상관관계와 함께 살펴보면 혁신성장의 기회를 잃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자의반 타의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전세계의 오픈소스를 통해 동기화된 시장이어서 글로벌 투자 마켓에서 주도권을 상당부분 빼앗기고 있다는 것도 안타까운 지점이다. 이미 일본은 암호화폐를 재화로 인정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불법과 탈법 여부를 조사하면서 시장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 독일은 은행들이 앞다퉈 암호화폐 계좌 개설을 허용하고 2위 증권거래소가 블록체인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스위스와 프랑스, 싱가포르, 호주 등 각국 정부와 지자체들이 암호화폐 개발 회사들과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제 결정해야 할 시점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정부 내부의 교통정리는 쉽게 내려지지 않고 있다. 물론 우리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3대 고민을 이해한다. 먼저 기존 증권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크라우드 펀딩 등 제도권에서 어렵사리 시장을 일궈가고 있는 사업자에 대한 차별적 특혜 시비가 있다. 또한 세금의 기준이 될, 재화인지 주식인지 가상포인트인지 등의 입장 정리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외환거래와 양도양수, 증여와 상속 등 기존 경제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그렇다고 전세계적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거래, ICO 현상을 방치하기에는 한국에 주어질 기회는 모래시계의 남은 모래 마냥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중앙 정부가 머뭇거리는 이유도 명확하고 업계의 요구도 명확할 때는 방법을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규제 샌드박스 안에서 과감한 사업 도전을 지켜보면서 제도 마련을 연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는 제도적 뒷받침이 가능한 특정 지자체에게 폭넓은 자율권을 주어 해당 지자체 안에서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만큼 보상과 책임을 확대하여 과감한 지방분권을 실험해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있는 규제를 바꾸라는 것도 아니고, 스타트업들과 투자업계가 나서서 정부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촉구하는 기이한 현상태가 하루속히 정상화되길 바란다.

우리 투자자들은 여전히 그게 무엇이든 스타트업의 미래와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고 싶다. 철부지 이상주의자들의 프로젝트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다 이유가 있다. 허무맹랑한 사기를 걸러내고 가이드를 제시하고 역동성을 응원하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민욱조 (D.LAB Ventures 투자 본부장),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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